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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가정어린이집’ 변화의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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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줄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국공립 전환 ‘바람’

[기획] ‘가정어린이집’ 변화의 기로에 섰다 기사의 사진

아파트나 일반 주택을 꾸며 어린이집으로 운영하는 ‘가정어린이집(가정형)’들이 최근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선호 현상, 아동 수 감소로 상당수 가정형이 생존을 위한 변화를 모색 중이다.

지난 5년간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 수는 9만명 가까이 줄었다. 영·유아 20명 미만의 소규모인 가정형은 특히 더 원아를 모집하기 어렵다. 줄어든 9만명의 아동 가운데 6만3000여명이 가정형에서 감소했다.

아동 수 감소만큼 급격하진 않지만 가정형의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아동 수에 비해 어린이집이 많다. 지난해 7개 유형의 어린이집 가운데 가정형의 비율은 50.4%였다. 전체 어린이집 4만1221곳 중 가정형은 2만791곳이었다. 반면 전체 어린이집 아동 중 가정형에 다니는 아동은 22%에 불과했다.
업계 상황이 악화되면서 보육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영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경영이 어려우면 시간제 교사를 고용하게 되고, 학급을 통폐합하게 된다”며 “질적 저하를 예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갈림길에 선 가정형은 ‘국공립 전환’을 돌파구로 선택하는 추세다. 보육시설의 패러다임 자체가 국공립 중심으로 바뀌면서 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국공립으로 전환을 원하는 민간·가정형의 지원을 받아 심사를 거친다. 지난 3년간 매년 평균 170여개소의 민간, 가정, 법인·단체 어린이집이 국공립으로 전환됐다. 이 중 30% 남짓은 가정형이었다. 

아직은 과도기라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가정어린이집 원장 김혜수(가명)씨는 오는 3월 국공립 전환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전환과 동시에 그는 7년 동안 운영해 온 어린이집을 떠나야 한다. 김씨는 경영이 어려워져 어린이집을 지자체에 매각한 후 국공립 전환을 지원했다. 하지만 위탁경영자로 선발되지 못했다. 서울시의 어린이집이 국공립으로 전환되는 경우 이전에 ‘서울형 어린이집’(국공립에 준하는 시비 지원)으로 지정된 곳은 기존 원장이 계속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형이 아니면 위탁경영자가 되기 위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김 원장은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게 생겼다”며 “보육인으로 10년 넘게 종사하면서 나름대로 보육철학을 갖고 일해 왔는데 허탈하다”고 울먹였다. 김씨를 믿고 아이를 맡긴 학부모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류호영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과장은 “국공립 전환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원장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설령 위탁경영자로 발탁되더라도 다음 재계약을 걱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와 전문가들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없더라도 양질의 교육수준을 위해서는 검증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형은 이미 한 차례 검증을 통해 시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자격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서주현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민간·가정형의 경우 임금과 보육료를 빼면 아동 수 100명 미만인 시설은 거의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공립 전환 시 관건은 보육의 질을 보장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기존 원장들을 검증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장미순 참보육을 위한 학부모연대 운영위원장은 “어린이집도 결국 영리시설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보육을 철학으로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며 “최근에는 보육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원장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자료출처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688764&code=11131100&sid1=y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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