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보육 맞서 어린이집 실력행사…엄마들만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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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항의 차원서 나흘 휴원
- 종일반 변경 작업도 혼선
- 실제 신청 대상자 50% 불과
영유아 보육지원 시간을 제한하는 '맞춤형 보육' 시행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업주부 차별과 비현실적 보육료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간·가정어린이집 원장들이 거리로 나오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서 '보육 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맞춤반 대상에서 종일반으로 변경하려는 학부모들은 기준이 모호해 신청을 포기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 가정어린이집연합회 회원 50여 명이 16일 양산시청 앞길에서 정부의 맞춤형 보육정책에 반대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성룡 기자 |
경남 양산시 가정어린이집연합회 회원 50여 명은 16일 오전 양산시청과 부산도시철도 양산역 등지에서 맞춤형 보육 전면 반대,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집회를 연 뒤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다음 달부터 시행하는 영유아 맞춤형 보육은 종일반은 오전 7시~오후 7시30분, 맞춤형은 오전 9시~오후 3시 보육료를 정부가 지원한다. 맞춤형 대상 영유아는 종일반 보육료의 80%만 지원한다.
양산시 가정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양산의 경우 전체 362개 어린이집 원생(9300명) 중 60%가 맞춤형반 아동이어서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 피해가 막대하고 상당수 어린이집의 폐업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산어린이집연합회도 지난 15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회원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맞춤형 보육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다. 또 오는 23일과 24일, 7월 1일과 4일 전국의 어린이집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맞춤형 보육 시행에 따른 문제점 및 개선방향' 보고서는 지난해 7월 경기 가평에서 진행한 보육 시범사업 결과 반일형(6시간)을 선택한 부모는 총 668명 가운데 1%(7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99%는 종일반을 선택했다며 맞춤형 보육이 국민의 욕구와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정에 따라 맞춤형 대상에서 종일반으로 변경해주는 작업도 혼선을 빚고 있다. 현재까지 부산의 종일반 대상자(사전 판정자+변경 신청자)는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는 전업주부라도 아르바이트 등 사정이 있으면 종일반으로 변경해주고 있다. 하지만 신청을 받는 주민센터에서조차 기준을 제대로 몰라 헛걸음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글이 쏟아지면서 지레 포기하는 경우도많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문의전화는 많이 오는데 실제 찾아오는 학부모는 적은 편"이라며 "정부에서 맞춤형 대상 가정에 연락을 취해 변경을 독려하라고 하는데, 신청 마감인 24일까지 얼마나 찾아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성룡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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