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반 6시간으로 정한 탁상행정… 이틀째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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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간식 시간 겹치는데 오후 3시에 맞춰 하원해야
학부모 "가정마다 사정 다른데 학교 시간표 짠듯한 규제 지나쳐"
어린이집 "1시간 늘려도 혼란 줄어"
학부모 "가정마다 사정 다른데 학교 시간표 짠듯한 규제 지나쳐"
어린이집 "1시간 늘려도 혼란 줄어"
'맞춤형 보육제도' 시행 이틀째인 4일 전국의 보육 현장 곳곳에서 혼란스러운 양상이 잇따랐다. 특히 '맞춤반' 제도 도입으로 이날 오후 3시쯤 아이들을 데리고 귀가한 부모들은 정부와 어린이집 등을 상대로 "정책도 부실하고 어린이집도 이기적"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맞춤형 보육'이란 어린이집 다니는 0~2세반 영아를 하루 6시간 이용하는 '맞춤반'과 하루 12시간 이용하는 '종일반'으로 이원화해 운영하는 제도로 지난 1일 시행됐다. 정부는 "맞벌이 가정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우고, 전업주부는 자녀와 애착 관계 시간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전했지만, 보육 현장에서는 '준비 안 된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어린이집 '오후 3~4시 혼란' 여전
"안 갈래~ 나 안 가고 싶어~!"
4일 오후 2시 50분 서울 E어린이집 교실. "집에 갈 시간"이라며 보육교사가 잠을 깨우자 오하은(가명·26개월)양은 집에 가기 싫다며 투정을 부렸다. '맞춤반'인 하은이는 오후 3시 귀가해야 했지만 잠에서 막 깨어나 친구들과 더 놀겠다며 떼를 쓴 것이다. 같은 '맞춤반' 이재윤(가명·24개월)군도 같은 시간 엄마 손을 잡고 나서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엄마, 나도 간식 먹고 싶은데…."
◇어린이집 '오후 3~4시 혼란' 여전
"안 갈래~ 나 안 가고 싶어~!"
4일 오후 2시 50분 서울 E어린이집 교실. "집에 갈 시간"이라며 보육교사가 잠을 깨우자 오하은(가명·26개월)양은 집에 가기 싫다며 투정을 부렸다. '맞춤반'인 하은이는 오후 3시 귀가해야 했지만 잠에서 막 깨어나 친구들과 더 놀겠다며 떼를 쓴 것이다. 같은 '맞춤반' 이재윤(가명·24개월)군도 같은 시간 엄마 손을 잡고 나서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엄마, 나도 간식 먹고 싶은데…."
‘맞춤형 보육’시행 이틀째인 4일 보육 현장에서는 혼란이 여전히 계속됐다. 4일 오후 3시 서울 관악구의 한 어린이집에서‘맞춤반’에 편성된 어린이가 일찍 하원하면서‘종일반’아동들과 인사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E 어린이집의 경우, 이날 0~2세 영아 31명 가운데 '맞춤반' 아이 8명 중 5명이 오후 3시에 집에 갔고, 나머지는 엄마들이 '바우처(추가 보육 사용권)를 쓰겠다'고 해 1시간 더 어린이집에 머물렀다. 오후 3시는 아이들이 잠에서 막 깨어나 간식 먹는 것을 앞둔 시간이다. 하필이면 아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가기 가장 애매한 시간에 맞춤반 아이들의 보육 시간을 끝내도록 한 것이다.
복지부는 "등·하원 시간은 어린이집과 부모들이 협의해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오전 8시~오후 2시, 오전 10시~오후 4시로 6시간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집 측은 "맞춤반 시간을 9~3시로 하면 하원 때 문제가 생기고, 10~4시로 하면 등원 때 문제가 생긴다"며 "맞춤반 보육 시간을 제대로 조정해주지 않으면 이런 혼란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한 치 앞도 못 보고 정책을 밀어붙인 정부도 문제지만 어린이집들이 추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혼란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맞춤반 6시간으로 끊은 탁상행정"
'맞춤형 보육 시간'을 정부가 6시간으로 제한한 것도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복지부는 어린이집 보육 실태를 조사한 뒤 "전업주부 자녀의 어린이집 이용 시간이 평균 6시간 23분(오전 9시~오후 3시 23분)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정작 맞춤반 제도는 '6시간'으로 한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태조사에서 6시간 23분이 나왔으면 적어도 기본 보육 시간을 7시간으로 잡았어야 현장의 혼란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충남 아산의 어린이집 원장은 "맞춤반을 약 20%로 설정하고 보육료도 6시간 기준에 맞춰 설정한 것 자체가 탁상행정"이라며 "기존처럼 7~8시간 보육을 보장해주지 않으니 학부모 불만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반' 엄마들 사이에서는 "가정마다 사정이 다 다른데 왜 어린이집 스케줄을 학교 시간표 짜듯 정부가 일일이 규제하느냐"는 불만이 컸다.
◇종일반 어린이 5시에 귀가시키기도
'종일반'도 문제점이 노출됐다. 지금까지 일부 어린이집은 아이들을 오후 5시쯤에는 대부분 하원시켰는데, 12시간 보육을 보장한 종일반 제도가 시행돼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실제로 경기도의 A어린이집은 이날 '종일반' 영아 10명을 모두 오후 4시 30분~5시 사이에 집으로 돌려보냈다. 서울에 사는 '직장맘' 정모(33)씨는 "어린이집에 '오후 7시 반까지 맡겨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원장이 '애들이 아무리 늦어도 오후 6시엔 다 집에 간다'며 싫은 티를 내더라. 제도가 뭐가 달라진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맞벌이 엄마는 "과거보다 종일반 보육료만 더 줘 어린이집만 배 불리는 꼴"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자료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05/2016070500115.html복지부는 "등·하원 시간은 어린이집과 부모들이 협의해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오전 8시~오후 2시, 오전 10시~오후 4시로 6시간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집 측은 "맞춤반 시간을 9~3시로 하면 하원 때 문제가 생기고, 10~4시로 하면 등원 때 문제가 생긴다"며 "맞춤반 보육 시간을 제대로 조정해주지 않으면 이런 혼란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한 치 앞도 못 보고 정책을 밀어붙인 정부도 문제지만 어린이집들이 추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혼란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맞춤반 6시간으로 끊은 탁상행정"
'맞춤형 보육 시간'을 정부가 6시간으로 제한한 것도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복지부는 어린이집 보육 실태를 조사한 뒤 "전업주부 자녀의 어린이집 이용 시간이 평균 6시간 23분(오전 9시~오후 3시 23분)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정작 맞춤반 제도는 '6시간'으로 한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태조사에서 6시간 23분이 나왔으면 적어도 기본 보육 시간을 7시간으로 잡았어야 현장의 혼란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충남 아산의 어린이집 원장은 "맞춤반을 약 20%로 설정하고 보육료도 6시간 기준에 맞춰 설정한 것 자체가 탁상행정"이라며 "기존처럼 7~8시간 보육을 보장해주지 않으니 학부모 불만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반' 엄마들 사이에서는 "가정마다 사정이 다 다른데 왜 어린이집 스케줄을 학교 시간표 짜듯 정부가 일일이 규제하느냐"는 불만이 컸다.
◇종일반 어린이 5시에 귀가시키기도
'종일반'도 문제점이 노출됐다. 지금까지 일부 어린이집은 아이들을 오후 5시쯤에는 대부분 하원시켰는데, 12시간 보육을 보장한 종일반 제도가 시행돼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실제로 경기도의 A어린이집은 이날 '종일반' 영아 10명을 모두 오후 4시 30분~5시 사이에 집으로 돌려보냈다. 서울에 사는 '직장맘' 정모(33)씨는 "어린이집에 '오후 7시 반까지 맡겨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원장이 '애들이 아무리 늦어도 오후 6시엔 다 집에 간다'며 싫은 티를 내더라. 제도가 뭐가 달라진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맞벌이 엄마는 "과거보다 종일반 보육료만 더 줘 어린이집만 배 불리는 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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