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보육 반대! 반별 인건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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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월부터 맞춤형보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회장 김옥심, 이하 한가연)가 맞춤형보육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맞춤형보육은 전업주부의 0~2세 자녀는 어린이집을 6시간만 이용하게 하는 것으로, 맞춤형보육반에는 보육료가 종일반의 80%만 지급된다.
한가연은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2016년 정기총회 및 임원 선거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한가연 대의원을 포함해 150여 명이 참석했다.
맞춤형보육을 향한 불만은 맞춤형보육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의 중간보고 시간에 쏟아져 나왔다. ‘보육교사의 고용 안정과 보육정책 - 맞춤형 보육정책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 중인 송명희 한국여성노동연구소 이사는 “맞춤형보육은 공급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송 이사는 맞춤형보육을 시행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맞춤형보육의 수요를 20% 정도로 봤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송 이사는 “2012년도 기준으로 취업모 비율은 49.5%이고 올해 4월 16일 기준으로 가정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어머니의 66.8%가 취업모였다”고 말했다.
맞춤형보육의 보육료를 종일반 보육료의 80% 수준으로 책정한 것은 기존의 연구 결과와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송 이사가 검토한 결과 육아정책연구소에서 반일반의 보육료는 94.8% 수준이 필요하다고 연구해 발표했다는 것.
송 이사는 맞춤형보육반에서 근무한 교사에게 딱 6시간만큼의 급여를 주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했다. 규모가 작은 가정어린이집은 종일반과 맞춤형반의 담당자를 구분하기 어렵고, 아이가 6시간 머물다가 가면 교사는 그 이상 근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송 이사의 발제 이후에는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관 윤정환 사무관이 나와 맞춤형보육에 관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한가연은 질의응답에 앞서 △맞춤형보육 시행 후 교사 고용 △맞춤형보육료의 적절성에 관한 질의서를 보냈다.
윤 사무관은 맞춤형보육에 관한 내용은 지난해 국회에서 확정돼 예산이 편성됐기 때문에 추가로 비용이 드는 방법은 사실상 시행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기본보육료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고 총액 범위 내에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사무관의 답변에 한가연 대의원들을 분노했다. 맞춤형보육을 시행하면 가정어린이집은 사실상 보육료가 10% 수준으로 떨어지는 셈인데, 여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실태 조사를 정확하게 하지 않은 채 정책을 밀어붙인다는 질책이 쏟아졌다. 한 대의원은 “가정어린이집은 다 죽으라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축하 방문한 정치인들 인건비 지원 약속
한가연은 맞춤형보육에 관한 반대와 더불어 보육교사의 반별 인건비 지원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반별 인건비 지원은 지난해부터 한가연이 적극적으로 요구해온 사안으로, 국회의원들의 동의까지 받아냈다.
행사장을 방문한 정치인들은 인건비 지원을 다시 약속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은 현장을 찾아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총선 때 네 가지를 약속했다. 0~2세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보육교사의 인건비는 반별로 지원해 처우를 개선하며, 보육료를 현실화하겠다고 했다. 또 보육의 질 개선과 무관한 맞춤형보육은 안 하겠다고 했다.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 총선을 앞두고 한가연과의 간담회에서 0~2세 보육교사 반별 인건비 지원을 위해 상호 공조하기로 한 바 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0~2세 보육교사의 반별 인건비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 정책이 당론화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정책 만들도록 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여러분과 소통하고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은 “보육교사들의 애로 사항을 잘 알고 있다. 저희도 손잡고 여러 가지 애로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김옥심 회장은 인사말에서 “0~2세 보육교사의 반별 인건비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한 의원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해 즐거웠다. 국회의원들의 약속이 실없는 약속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표 얻으려는 허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회의원들이 공약을 지키길 기원했다.
한편, 한가연은 이날 3기 임원진을 선출했다. 2기 회장이었던 김옥심 회장은 연임에 성공해 다시 한 번 회장을 맡게 됐고 부회장에는 문순정‧강원미‧양경아 대의원이, 감사에는 지갑순‧조미연‧문효숙 대의원이 추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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