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소리' 어린이집·유치원 원장, 교재비 수억 리베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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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활동비·보조금 부풀려 구입, 교재업체와 짜고 차액 돌려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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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55곳·59명 무더기 적발
- 2년간 총 4억7000만 원 챙겨
부산 기장군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A 씨는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권에 8000원인 영어교재를 1만5000원으로 부풀려 학부모로부터 받은 특별활동비를 교재 업체에 지급하고, 업체로부터 차액의 90%를 돌려받는 수법으로 30차례에 걸쳐 리베이트 6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 B 씨는 담당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유치원 교비회계 계좌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을 교재 업체에 지급하고, 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기는 수법으로 17차례에 걸쳐 1100만 원을 빼돌렸다.
특별수업 교재비를 배 가까이 부풀려 교재 업체에 지급한 뒤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부산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번에 발각된 어린이집 원장들은 특별활동비를 부풀려 학부모의 주머니를 털었고, 유치원 원장들은 국가보조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9일 교육지원청과 학부모로부터 받을 교재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차액을 챙긴 혐의(업무상 횡령, 사립학교법·영유아보육법 위반)로 어린이집·유치원 원장과 대표 59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또 교재·교구 판매업체 대표 차모(55)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직원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적발된 어린이집은 41곳 유치원은 14곳 등 55곳이다.
입건된 어린이집·유치원 원장은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영어를 포함해 특별수업 등에 쓰이는 교재 대금을 50~100%가량 높게 책정해 교육지원청과 학부모들에게 대금을 청구한 뒤 차액을 판매업자로부터 돌려받는 수법으로 4억70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유치원 원장은 매달 담당 교육지원청으로부터 받는 국가보조금(원생 1인당 22만∼29만 원)에서, 어린이집 원장은 학부모로부터 받은 특별활동비(8만 원)에서 각각 뒷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보육기관별로 200만 원에서 많게는 6000만 원에 달했다.
이들 원장은 이렇게 빼돌린 돈을 직원 선물 경조사비 회식비 등으로 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의 범행은 경찰이 부산의 어린이집 비리를 수사하던 중 첩보를 입수해 교재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장부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소문으로 떠돌던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리베이트 관행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부산유치원연합회 전 간부가 대표나 원장으로 있는 유치원·어린이집도 3곳이나 적발됐다.
특히 교재 판매업체 대표 차 씨는 "뒷돈을 제공하지 않고는 영업할 수 없었다. 먼저 요구하는 원장도 적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해 리베이트가 업계 전반에 관행처럼 퍼져 있음을 시사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리와 감독은 허술했다. 원장들이 리베이트 도구로 쓰는 교재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 탓에 가격표가 없어 부르는 게 값이었다. 교육지원청과 담당 지자체가 이를 적발하려면 계약서를 비교·분석해야 하므로 사실상 불가능했다. 처벌이 약하다는 점도 문제다.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의 적용을 받아 리베이트가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수사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해당 유치원에 대해 보조금을 환수하고 죄의 경중을 따져 원아모집 제한, 휴원, 폐쇄 조처를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자료출처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60330.2200819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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