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만4·5세 15% '정신건강 관심군'…심리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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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영유아 2731명 대상 심리 정서발달 실태조사
- 10명 중 1명 이상 관심군 분류
- 개인 기질 아닌 사회 영향 커
- '부모교육' 등 추후 관리 예정
부산지역 영유아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영유아가 청소년이나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 심리장애를 겪을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굿네이버스 부산서부지부는 부산시교육청과 지역의 만4~5세 아동을 대상으로 '심리 정서발달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5%가 관심군으로 분류됐다고 7일 밝혔다. 관심군은 준임상 상태로 정서·행동 발달에 어려움을 보일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심리치료가 필요한 임상 상태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12월 지역 35개 유치원과 어린이집 소속 영유아 2731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일차적으로 스크리닝 평가(인물화 검사)와 유아행동평가척도(K-CBCL) 검사를 통해 관심군을 걸러내고, 2차 심층평가를 진행했다. 인물화 검사는 지능검사, 고데-비네 검사와 함께 영유아 검사로 널리 사용되는 평가방법이다.
스크리닝 평가는 아이가 그린 '내가 서 있는 모습'으로 정서 상태를 분석한다. 불안정한 정서를 지닌 아이는 인물화를 매우 작게 그리거나 선이 극도로 가는 특징을 보인다. 또 신체 각 부위의 균형 상태, 위치, 크기 등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신체 일부분이 심하게 왜곡된 형태로 그린다.
앞서 2013, 2014년에도 조사가 진행됐다. 2013년 550명 가운데 22%가, 2014년에는 346명 중 23%가 준임상 상태로 나타났다.
굿네이버스 김은정 부산서부지부장은 "3년에 걸쳐 심리 정서검사를 실시한 결과 평균 18%의 영유아가 심리·행동 발달에 어려움을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이 중 10%의 영유아가 더욱 자세한 검사와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영유아가 겪는 정서적 문제는 개인의 기질보다는 가정이나 사회 환경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우리 사회는 가족 분위기가 엄숙한 데다 영유아 때부터 조기교육의 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얘기다. 스크리닝 평가를 진행한 고신대 김경윤(유아교육과) 교수는 "폐쇄된 공간에서 끊임없이 학습 주문을 받은 아이들은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축소돼 사이버 공간 등에 쉽게 빠질 수 있다"며 "유아기 상처나 압박이 성장한 이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영유아에게는 조기교육보다 정서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영유아는 부모의 영향이 절대적이어서 부모교육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자녀를 사랑하지만 표현방법이 서툴러 힘들어하는 부모가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지난달부터 매월 자연학습, 동화책 등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는 오는 12일 오후 3시 부산시청 12층 국제회의실에서 영유아의 건강한 성장을 고민하는 '유아정신건강 콘퍼런스'를 연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자료출처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60408.2200219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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