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예산 800억 늘 뿐인데… 1조8000억 더 받고도 버티는 교육청
본문
[어린이집 줄 돈 없다지만… 교육청 금고, 내년엔 더 여유]
- 本紙, 17개 시도교육청 예산 분석
작년보다 예산 형편 나아졌는데 누리예산 편성도 않고 "돈 없다"
- 진보 교육감들의 모순
2014년엔 90%까지 지원하고 이제와서 "지원하는 건 위법"
일부 전문가들은"누리예산 추가 확보 못하면 초·중·고 교육의 질 떨어져"
일부 지방 교육청이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지만, 올해 지방 교육청에 지원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부금)은 지난해보다 1조8000억원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교부금이 전년 대비 삭감된 것과는 다른 현실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으로 세수가 좋아져 내년에는 교부금이 3조원가량 더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됐다.
본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6년 교육 예산을 분석한 결과, 올해는 지난해보다 교부금이 1조8000억원 더 늘어나고, 여기에 예비비(3000억원)와 지자체 전입금(1조원) 등의 재원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올해 추가로 늘어나는 누리예산은 842억원으로, 늘어난 교부금으로 증액된 누리예산은 물론 지난해 누리예산 집행 과정에서 발행한 지방채(1조원)도 갚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의 경우 누리과정 예산을 짜는 데 애로를 겪은 게 사실이다. 전년(2014년) 대비 교부금 규모가 1조4000억원 줄었고, 누리예산 소요액은 오히려 5000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상황이 대폭 개선됐는데도, 일부 진보 교육감은 예산 편성을 하지 않고 야당이 다수인 지방의회에서는 짜놓은 누리예산조차 '제로(0)'로 만든 것이다. 이날 현재 서울·경기·광주·전남도의 올해 누리예산이 한 푼도 없다.
올해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 4조249억원 가운데 시도의회를 거쳐 확보된 금액은 1조1801억원(29%)에 불과하다. 일부 교육감이 올해 누리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보다는 올해, 올해보다 내년 예산 숨통 트여
지방 교육청의 '가계부'를 이해하려면, 이들이 쓸 수 있는 돈(예산)이 어디서 나왔는지 이해하는 게 먼저다. 지방 교육청의 세입은 크게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우선 ①전체 교육청 예산의 70%는 '교부금'(내국세의 20.27%)이며 ②20% 정도는 지방세에서 나오는 지자체 전입금 ③나머지 10%는 학생 등록금 및 빚(지방채)이다.
그런데 교육부의 지방재정 분석 자료 등에 따르면,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 지방재정 상황은 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내수가 살아나고, 정부의 세수 확충 노력도 가해져 내국세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내국세가 늘어나니 이 내국세의 일정 비율(20.27%)을 쪼개 받는 교부금의 덩치도 커져, 작년보다 1조8000억원 정도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 전입금도 늘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에 담배소비세 등이 많이 걷혀 지방세가 늘면서 지자체에서 교육청에 주는 '지자체 전입금'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올해 지자체 전입금은 약1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약10조800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내년(2017년) 상황은 올해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내년 교부금이 올해보다 3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교부금 증가액만 따져도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2조1000억원)에 들어갈 돈의 1.5배에 이르는 셈이다.
◇일부 진보 교육감들의 자가당착
서울·경기·광주 등 일부 진보 교육감들은 누리예산은 국가가 떠맡아야 한다며 지방 교육 당국이 책임을 질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특히 교육기관인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짜더라도 보육기관인 어린이집 예산만큼은 절대 편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린이집 누리예산까지 떠안기엔 예산이 부족하고, 어린이집은 보육기관이지 교육기관이 아니라는 논리다.
지난해의 경우 누리과정 예산을 짜는 데 애로를 겪은 게 사실이다. 전년(2014년) 대비 교부금 규모가 1조4000억원 줄었고, 누리예산 소요액은 오히려 5000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상황이 대폭 개선됐는데도, 일부 진보 교육감은 예산 편성을 하지 않고 야당이 다수인 지방의회에서는 짜놓은 누리예산조차 '제로(0)'로 만든 것이다. 이날 현재 서울·경기·광주·전남도의 올해 누리예산이 한 푼도 없다.
올해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 4조249억원 가운데 시도의회를 거쳐 확보된 금액은 1조1801억원(29%)에 불과하다. 일부 교육감이 올해 누리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보다는 올해, 올해보다 내년 예산 숨통 트여
지방 교육청의 '가계부'를 이해하려면, 이들이 쓸 수 있는 돈(예산)이 어디서 나왔는지 이해하는 게 먼저다. 지방 교육청의 세입은 크게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우선 ①전체 교육청 예산의 70%는 '교부금'(내국세의 20.27%)이며 ②20% 정도는 지방세에서 나오는 지자체 전입금 ③나머지 10%는 학생 등록금 및 빚(지방채)이다.
그런데 교육부의 지방재정 분석 자료 등에 따르면,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 지방재정 상황은 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내수가 살아나고, 정부의 세수 확충 노력도 가해져 내국세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내국세가 늘어나니 이 내국세의 일정 비율(20.27%)을 쪼개 받는 교부금의 덩치도 커져, 작년보다 1조8000억원 정도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 전입금도 늘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에 담배소비세 등이 많이 걷혀 지방세가 늘면서 지자체에서 교육청에 주는 '지자체 전입금'도 증가할 전망"이라며 "올해 지자체 전입금은 약1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약10조8000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내년(2017년) 상황은 올해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내년 교부금이 올해보다 3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교부금 증가액만 따져도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2조1000억원)에 들어갈 돈의 1.5배에 이르는 셈이다.
◇일부 진보 교육감들의 자가당착
서울·경기·광주 등 일부 진보 교육감들은 누리예산은 국가가 떠맡아야 한다며 지방 교육 당국이 책임을 질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특히 교육기관인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짜더라도 보육기관인 어린이집 예산만큼은 절대 편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린이집 누리예산까지 떠안기엔 예산이 부족하고, 어린이집은 보육기관이지 교육기관이 아니라는 논리다.
'이재정 교육감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 - 7일 오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김옥향 회장이 수원지방검찰청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하지 않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직무 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앞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서울·충북·충남 교육감을 직무 유기 혐의로 잇따라 고발했다. /뉴시스
그러나 이 같은 교육감들의 주장은 누리과정이 본격 시행된 2012~2014년에 자신들이 내린 결정과 배치된다. 2012년부터 지방 교육청들은 유치원 예산은 물론 어린이집 예산까지 일부 부담하고, 계속 비중도 늘려왔다. 2014년의 경우, 전체 3조8676억원의 누리과정 예산 가운데 국고 지원 등을 받은 금액은 4510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3조4166억원은 모두 지방 교육청이 지급했다. 전체 소요 재원의 거의 90%를 지방 교육 당국이 부담했던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당초 계획에 따라 나머지 10%마저 모두 지방 교육청이 담당토록 돼있었지만, 절대 교부금이 깎이는 비상 상황이어서 정부가 예비비를 지원하고, 특별 지방채 발행을 허용해 부족한 재원을 지원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교부금이 상당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육청의 경우 자신들은 빠지고 아예 국가가 모두 부담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감은 "돈이야 늘 부족하지만 그 한계 내에서 예산안을 짜고 정책을 운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 며 "누리예산을 짤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재정 열악한 것은 사실"
교육청들의 '예산 부족' 아우성에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올해 교부금 규모가 전년보다 1조8000억원 늘어난다고 해도, 교사 호봉 상승 등 임금 인상분만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지방채 원리금 상환액도 3000억원쯤 된다. 교부금 증액 효과가 크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지방 교육청이 써야 하는 돈(세출)에는 교직원 인건비나 학교 운영비처럼 꼭 써야 하는 '경직성 경비'가 90% 정도로 높아 전 체 지방 교육재정에서 누리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올해 기준 6.7%)이 겉으로는 적어 보여도, 실제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교부금이 늘었다고 하지만 인건비 부담 등으로 교육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며 "누리과정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으면 초·중·고교에 투자할 돈이 줄어들어 전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당초 계획에 따라 나머지 10%마저 모두 지방 교육청이 담당토록 돼있었지만, 절대 교부금이 깎이는 비상 상황이어서 정부가 예비비를 지원하고, 특별 지방채 발행을 허용해 부족한 재원을 지원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교부금이 상당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육청의 경우 자신들은 빠지고 아예 국가가 모두 부담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감은 "돈이야 늘 부족하지만 그 한계 내에서 예산안을 짜고 정책을 운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 며 "누리예산을 짤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재정 열악한 것은 사실"
교육청들의 '예산 부족' 아우성에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올해 교부금 규모가 전년보다 1조8000억원 늘어난다고 해도, 교사 호봉 상승 등 임금 인상분만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지방채 원리금 상환액도 3000억원쯤 된다. 교부금 증액 효과가 크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지방 교육청이 써야 하는 돈(세출)에는 교직원 인건비나 학교 운영비처럼 꼭 써야 하는 '경직성 경비'가 90% 정도로 높아 전 체 지방 교육재정에서 누리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올해 기준 6.7%)이 겉으로는 적어 보여도, 실제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교부금이 늘었다고 하지만 인건비 부담 등으로 교육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며 "누리과정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으면 초·중·고교에 투자할 돈이 줄어들어 전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8/20160108003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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