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국공립 어린이집 올해 360곳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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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계획보다 180곳 더 늘리기로 몇 해 전까지 지방의 한 민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했던 A 씨(36·여)는 교통사고로 입원했을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분통이 터진다. 병문안을 온 원장이 “대체교사를 사비로 채용했으니 입원 기간 동안 하루에 1만 원씩 분담해 달라”고 요구한 것. A 씨는 2주 만에 퇴원했지만 어린이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정부는 이처럼 열악한 민간·가정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근로 여건이 보육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계획에 속도를 올리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을 2022년 40%로 끌어올리기 위한 연도별 이행계획을 수립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보고할 방침이다.
11일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전체 어린이집 4만511곳 중 국공립 시설은 3035곳(7.5%)이다. 이용 아동 수는 전체 133만 명 중 18만 명(13.5%)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용 아동 수를 기준으로 국공립 이용률을 40%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민간·가정 어린이집의 보육 서비스가 국공립 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해 학부모의 선호도가 크게 갈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보육교사의 월평균 임금은 국공립 어린이집이 210만 원, 민간 163만 원, 가정 150만 원 등이다.
지난해 복지부는 종일반과 맞춤반(6시간)을 구분해 보육료를 차등 지급하는 맞춤형 보육 제도를 시행했지만 아직도 적잖은 민간·가정 어린이집에선 맞벌이 학부모가 ‘눈치 보기’ 탓에 정해진 종일반(하루 12시간)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도 큰 문제다.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40%를 달성하려면 2022년까지 시설 4000∼5000곳을 확충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복지부는 올해 국공립을 180곳 추가하기로 하고 예산 224억 원을 확보했지만 이번 추경에서 205억 원을 더 신청했다. 이에 따라 올해 추가되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총 360곳일 것으로 보인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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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all/20170612/84815124/1#csidxca24dcc99377a3b8575b241e6c501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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