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계 대모, 문재인 정부에 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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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을 단순 돌봄으로 생각한다면, 큰 일 난다"
[인터뷰]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서영숙 교수
"보육이 나쁜 일자리라고 한다면 정부가 진작 해결했어야 할 문제였다. 이 문제를 이제 와서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은 잘못됐다.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하는 데 2조가 든다고 하는데 차라리 이 예산을 바로 보육 쪽에 가져와서 실제로 보육교사 처우 개선에 쓴다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보육계'의 대모라고 불리는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서영숙 교수는 단호했다. 문재인 정부가 새로 신설할 예정인 사회서비스공단 내에 보육직렬을 편입하는 방향을 잡고 있는 것에 대해 결사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최근 숙명여자대학교 순헌관 한 강의실에서 만난 서 교수는 "20년 가까이 유보통합 논의가 진행되면서 많은 부분에서 진전이 있었는데 사회서비스공단이 보육을 흡수해 버리면 ‘어린이집은 보육, 유치원은 교육’이란 이분법적 구분이 고착화된다"며 "민간 보육교사의 전반적인 처우 향상과 전인적인 아동교육 등도 물 건너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현재 사회서비스공단 내에 보육직렬 편입을 반대하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 교수는 지난달 21일 유보혁신연대 임재택 교수를 비롯한 보육관계자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유보통합 100대 국정과제 채택을 촉구하는 서명 전달식에 참여했다. 이튿날 22일에는 전국아동·보육학계연대와 함께 다시 국정위를 찾아 사회서비스공단 내 보육교사 포함 절대 반대를 촉구한 바 있다.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서영숙 교수는 단호했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서비스공단 내에 보육직렬을 편입하는 방향을 잡고 있는 것에 대해 결사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최근 참여연대 등은 "요양·보육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대표적인 나쁜 일자리이며 관련 종사자들은 저임금, 인력 부족,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회서비스공단을 통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해 보육교사들의 신분안정과 근무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개념정리부터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사회서비스사업에 보육 사업을 포함시켜 보육교사를 마치 돌봄 노동자처럼 비치게 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영·유아 교육과 보육의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유보통합부터 적극 추진해야한다. 또 보육교사는 법적으로 국가자격증을 취득해야만 일할 수 있는 전문직이며 보육교사는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호봉제까지 나와 있는 일자리이다."
서 교수는 "보육은 단순한 돌봄이 아니다. 보육을 단순히 돌봄으로 바라본다면 보육교직원의 질적 수준 저하는 물론이고 이제는 더 이상 영유아의 발달을 위한 전문적 영역으로서 그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영유아의 몫이 되고 결국 우리나라의 전체의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유보통합을 위해 관계 부처와 전문가들이 지난달 11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모여 ‘유보통합 끝장토론’을 진행했다. 유보통합에 대해 진척된 이야기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지켜봤는데 결과는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서 교수는 지난달 11일 국정기획위가 개최한 '유보통합 끝장토론'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 교수는 "2015년 기준으로 보육 교사는 전국 32만 명을 넘어섰다. 사회서비스공단 설립과 관련해 일부 유아·보육계 관계자들이 찬성하는 것을 정부가 그대로 보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현장에서 일하는 대다수 보육교사는 반대하기 때문이다. 즉,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유보통합 추진이 정말 어렵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은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법정 단체를 보강하거나 육아지원센터를 지자체마다 세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는 일"이라고 말했다.
"나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는 사람이다. 실제로 자신이 후보 시절 공약한 정책이 어떻게 결정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면 무능한 대통령이라 생각한다. 곧, 100대 국정과제가 발표되는데 보육계의 목소리가 새 정부에 잘 전달됐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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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삼 기자(js.lee@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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