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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다니는 강아지들… 셔틀버스는 기본, 과목별 시간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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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은 월 40만~60만원
강아지 집에 혼자 두는 1인가구·맞벌이가 주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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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선생님과 함께 놀이 시간을 보내는 강아지 원생들. 강아지 키에 맞춰 미끄럼틀이 낮게 설계됐다. /고운호 객원기자

 
지난 27일 오전 8시 30분 서울 강남구에 사는 '써니'는 유치원 셔틀버스에 올랐다. 보조 가방에는 알림장과 약간의 간식을 챙겼다. 써니는 이날 지능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놀이 수업을 들었다. 담임 선생님은 써니가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엄마' 진모(50)씨에게 보내줬다. 써니는 점심을 먹고 나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낮잠을 잤다. 오후 4시가 되자 엄마가 유치원에 써니를 데리러 왔다. 선생님은 써니의 하루를 적은 알림장을 엄마에게 건넸다. "써니가 오늘은 단짝 '아델'과 미끄럼틀을 타며 놀았어요. 평소보다 지능개발 수업을 한 단계 높였는데도 잘 따라왔습니다. 집에 가면 많이 격려해주세요." 써니는 9개월 된 몰티즈 강아지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3년 전쯤 생겨나기 시작한 '강아지 유치원'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강아지를 돌봐주기만 하는 애견 호텔과 달리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등·하원을 한다는 점에서 몇 주간 위탁해 교육하는 애견 훈련소와도 다르다. 강남 일대에 10여 곳이 운영 중이며 1인 가구가 많은 서울 마포 일대에도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비용은 월 40만~60만원 정도다.

사람 못지않은 대우에 '개 팔자가 상팔자'라며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지만 마냥 비판적인 시선으로만 볼 수도 없다. 많은 견주들이 현실적인 이유로 강아지 유치원을 찾기 때문이다. 집에 사람이 없는 사이 분리불안을 겪는 강아지가 심하게 짖거나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아 갈등을 겪는 1인 가구나 맞벌이 가정이 주 고객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자취하는 박모(35)씨는 "강아지가 나랑 있으면 얌전하다가도 혼자 집에 있으면 심하게 짖어 이웃에서 민원이 계속 들어왔다"며 "이미 가족이 된 강아지를 버릴 수도 없어 이사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아지 유치원에 보내면서 고민이 해결됐다"고 했다. 푸들을 키우는 전모(28)씨는 "외출만 하면 강아지가 집 장판을 다 뜯어놓아 혼내기만 했었는데 집에서 혼자 지내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아서 한 행동이란 걸 뒤늦게 알고 미안했다"고 했다.

강아지냄새 맡기 훈련을 받고 있는 강아지. /고운호 객원기자

 
유치원 운영 방식은 어린이 유치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통원 셔틀버스 운행은 기본이고, 맞벌이 부부를 위해 종일반도 연다. 후각훈련, 식사예절, 놀이, 낮잠, 산책 등 과목별로 시간표도 짜여 있다. 담임은 알림장에 그날그날 강아지 상태를 적어서 견주에게 건넨다. 서울 논현동에 있는 한 강아지 유치원은 지난여름 강아지 원생들을 데리고 경기 인근에 물놀이 소풍도 다녀왔다. 강아지 유치원 교사 김은별(여·33)씨는 "강아지끼리 친하면 견주들도 금방 친해진다"며 "유치원에서 학부모 모임처럼 견주 모임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교사 홍진우(28)씨는 "강아지를 가르치고 싶어 애완동물학과를 졸업하고 관련 자격증을 땄다"며 "수업 후 생활습관이 눈에 띄게 나아진 원생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했다.

1년째 웰시코기 '나비'를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직장인 김모(여·33)씨는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직장 다닐 때는 강아지를 회사에 데리고 다녔는데 한국에 와선 나비를 맡길 곳이 없어 유치원에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비와 정들었던 선생님이 다른 유치원으로 옮겨서 나비도 그 선생님 을 따라 전학 시켰다"며 "선생님이 항상 나비가 잘 지내는 모습을 사진 찍어 보내주니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해피퍼피유치원 이준희 부장은 "1인 가구나 딩크족(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이 느는 등 가족형태가 변하면서 반려견 문화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며 "강아지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느는 만큼 강아지 유치원도 보편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바로가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30/20160930016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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