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 가득한 어린이 놀이시설, 화재 시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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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화재, 놀이시설 철거중 '발화'…완충재 화재 취약성 지적돼
지난 4일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상가 내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던 곳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어린이 보호를 위해 키즈카페 등에 많이 쓰이는 스티로폼 등 완충재의 화재 취약성이 새삼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어린이 놀이시설 상당수는 인테리어나 놀이기구로 스티로폼이나 고무, 플라스틱 제품 등 석유화학제품을 많이 활용한다. 이는 벽돌이나 유리 같은 불연성(불에 안 타는 재질) 또는 난연성(불에 잘 안 타는 재질) 자재와 비교해 아이들이 뛰어놀다 넘어져도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가 크고, 놀이기구 등 모형으로 제작하기 쉽기 때문.
실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양로원 등 노유자시설은 방염처리대상 '특정소방대상물'에 해당해 벽 마감재나 놀이시설 등 가연성 물질에 '방염'(연소 확대를 막는 물질) 처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식당과 카페, 실내놀이터가 합쳐진 형태의 키즈카페는 일반음식점이나 휴게음식점으로 사업자 등록을 할 수 있어 사업주가 카페와 음식점 규모를 100㎡ 미만으로 하고, 나머지 규모의 실내놀이터를 자유업으로 등록하면 해당 놀이시설은 방염 등 소방법 적용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휴게음식점 등은 규모가 100㎡를 넘지 않으면 소방법이 적용되는 다중이용업소에 해당하지 않게 되며, 자유업은 개별 사업체가 아닌 건물 자체에 소방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5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는 어린이 놀이시설 인테리어 시설을 철거하는 공사 작업 중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당시 이 어린이 놀이시설은 캐릭터가 사는 극지방을 연출하기 위한 스티로폼 등 석유화학제품이 많이 쌓여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제품 등 겉면에 방염 처리가 돼있어도 철거하면서 밖으로 노출된 안쪽 면이 삽시간에 유독물질을 내뿜으며 타들어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석유화학제품이 불에 탈 때 나오는 유독성 연기는 일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기준치를 넘는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면 1∼2분도 안 돼 질식해 사망할 확률이 높다. 특히 성인과 비교해 폐활량이 부족한 어린아이들은 숨을 오래 참지도 못하고 들이마신 연기 한 모금에 그대로 질식할 수 있다.
소방 전문가는 방염 처리를 한 석유화학제품도 불에 타면 유독물질이 배출되지만, 연소 확대를 막는 게 우선 중요하기 때문에 방염 처리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4일 오전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4층짜리 부속 상가 건물 3층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던 점포에서 발생한 불로 4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전날 소방당국과 진행한 화재현장 합동감식에서 점포 중앙부 철제구조물 절단 작업 중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며, 이곳에서 산소절단기 등 장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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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아 기자(ja.yoon@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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