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유보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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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약속한 시간은 이미 지났다. 지난해까지 완료하겠다던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통합)에 대한 이야기다. 박근혜정부의 핵심과제인 유보통합은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현행 이원화된 유아교육(유치원)과 보육(어린이집)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유보통합과 관련해 지금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진행한 것이 없어 유야무야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낳고 있다. 현장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본보 2016년 12월 15일 5면 등 보도 - 답 없는 유치원-어린이집 통합>
지난 2014년부터 3년 내 유보통합 계획을 확정한 박근혜정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평가 체계, 교사 양성 시스템 통합, 교육부와 복지부 간 관리부처 업무통합을 모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말뿐이다. 2013년 유보통합추진위원회와 이듬해 국무총리실 산하 영유아 교육·보육추진단 출범 이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통합추진단은 공식 운영기한이 2017년 1월 31일까지다. 이미 기한이 경과돼 빈손으로 해산해야 할 판이다.
유보통합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교육부와 복지부 등의 관리부처 통합과 교사의 자격수준 통합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두 시작조차 못한 상황이다. 추진단 측은 전체 통합 8개 과제 중 현재까지 보육료 결제카드, 정보공시 체계에 대한 구축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가격 규제 개선안은 마련할 예정이고 이 모든 게 정착하면 관리부처 통합과 교사 자격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것이 추진단 측의 설명이다.
교육 현장의 반응은 다르다. 동시다발적인 추진을 위해 추진단을 만들었는데 2년 동안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부처통합과 교사자격체계를 미루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대전지역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현장에서는 와 닿지 않아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는 것인지 마는 것인지조차도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는 자격 기준에서 차이가 난다. 유치원 교사는 2~4년제 정규대학을 졸업해야하고, 보육교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보육교사 교과목을 이수하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유아교육과를 다시 들어가서 유치원 교사 자격증을 따야 하는지, 유보통합을 하면 보육교사도 유치원 교사를 할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장혜자 대덕대 영유아보육과 교수는 “3년 동안이나 준비를 했는데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 정부가 진행해야하는 것들이 많은데, 국정농단 사태 여파가 유보통합에서 문제를 일으켜 지연되고 있다”며 “올해도 정부는 유보통합 후속조치를 이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애먼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는 꼴”이라고 일침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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