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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혹시 성조숙증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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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이전 아이, 또래보다 월등히 키 크다면 의심

아이가 최근 들어 부쩍 살이 찌고 가슴이 도드라진다면, 한 번쯤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키가 또래보다 월등히 커도 성조숙증일 가능성이 있다. 성조숙증은 보통 여자 아이는 8세 이전, 남자 아이는 9세 이전부터 나타날 수 있다. 성조숙증인 아이는 뼈 나이가 또래보다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일찍 성장판이 닫혀 성장이 멈추고, 최종적으로 성인이 되었을 때 또래 평균 키보다 작게 된다.

 

◇ 또래보다 월등히 키 크다면 ‘성조숙증’ 의심

 

여자 아이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 이전에 가슴 몽우리가 발달한다면 검사해볼 수 있다. 난소에서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가슴 몽우리가 생기고 자궁이 커지면서 초경을 하게 된다. 따라서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초경이 시작되는 경우도 성조숙증 가능성이 있다.

 

남자 아이는 사춘기 초기 고환이 커지지만 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고환에서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고환이 커지고 음모와 음경이 발달하고 변성기가 찾아온다. 사춘기 나이가 되면 남자 여자 모두 부신에서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머리 기름, 냄새, 여드름, 음모, 액모 등의 사춘기 징후가 나온다.

 

◇ 성조숙증 원인? 환경적 요인이 많아

 

성조숙증의 원인으로는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이 가장 많다. 하지만 환경적 요인과 불규칙한 생활습관, 고열량식품 섭취, 환경호르몬 노출 등도 원인일 수 있다. 강남 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은 교수는 “비만 아동은 정상 체중인 아동에 비해 성조숙증 발병 확률이 높다”며 “한국 여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만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12세 전에 초경이 있을 위험도가 1.8배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 인스턴트 식품 피하고 스트레칭 꾸준히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제대로 된 식생활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은 열량에 비해 영양은 부족하고 포화지방산과 소금, 인공 감미료의 함량이 높다. 반면 비타민과 무기질은 거의 들어 있지 않아 소아 비만을 유발해 영양 불균형에 의한 성장부족, 성조숙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탄산음료, 자극적인 음식, 단 음식을 적게 먹어야 한다. 콩, 채소, 과일, 해조류 같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육류를 먹을 땐 지방보다 살코기를 선택한다.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음식을 천천히  먹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한 평소 유산소운동을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성장판에 자극을 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운동으로는 스트레칭, 수영, 댄스, 맨손체조, 배구, 농구, 단거리 달리기, 탁구, 배드민턴이 있다.

 

◇ 사춘기 지연치료 조기에

 

성조숙증은 시상하부나 뇌하수체의 호르몬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중추성성조숙증, 고환·난소·부신 등에서 성호르몬 분비에 장애가 생기는 말초성성조숙증으로 나뉜다. 성조숙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고, 비만도, 2차성징의 출현 정도 등을 진찰한다. 여기에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골연령을 검사해 측정하게 된다. 혈액를 통해 성선자극호르몬, 성호르몬 농도를 측정하고 성장인자 농도 등을 측정한다. 중추성 성조숙증이 아닌 경우 난소와 자궁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초음파를 실시한다. 남자에서 성조숙증이 오거나 여자에서 만 6세 이전에 성조숙증이 오는 경우에는 호르몬 중추인 뇌하수체를 비롯한 뇌 병소를 확인하기 위해 뇌 MRI 촬영을 하기도 한다.

 

성조숙증으로 진단된 경우,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사춘기 지연치료를 실시한다. 4주에 한 번식 병원을 방문해 피하 또는 근육에 주사를 맞는다. 대개 본인 나이와 성장판 나이가 비슷해지며, 골연령이 만 12세가 될 때까지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 종료 시기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또래에 비해 키는 작은 데 성조숙증이 오는 경우나 사춘기 지연치료 중 성장 속도가 저하되는 경우 성장호르몬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는 나이, 몸무게, 환자의 성장 상태에 따라 정해진 용량을 매일 집에서 직접 피하주사를 놓게 되는데 이 때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좋다.

 

김기은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자아이들이 훨씬 성조숙증이 많지만 남자아이들에게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남자아이의 경우 여자아이에 비해 신체적 특징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른 2차 성징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약물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가슴발달은 있으나 성조숙증에 해당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성조숙증은 있으나 치료시작 시기가 늦어 치료효과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있다”며 “환아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의사의 판단 하에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만 치료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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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가영 기자(ky@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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