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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언어발달의 비법, 한 마디일지라도 교감하며 대화하는 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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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4.0 맘스클래스] 장재진 언어치료사, '0~6세 아이 언어발달 고민 해결' 강연


말은 아이 발달의 척도다. 갓난아이가 사람으로 크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자, 육아의 기쁨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울기만 하던 아기가 어느날 엄마 아빠를 말하고, 맘마, 까까, 멍멍을 알고, 어느덧 커서 '기저귀 가져오라', '사과 하나 가져오라'는 심부름도 할 줄 알게 되면, 아직 육아의 길은 한참 남았지만 괜히 "다 키웠네 다 키웠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 말이 아이에게서 제대로 트이지 않으면 불안하고 걱정된다. 다 아이만의 속도가 있고, 다 때가 있다지만 그게 아닌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이 들 때가 많다. 요즘은 부모가 집에서 아이에게 줘야 하는 언어자극이 있다고도 하고, 그게 부족하면 아이의 언어발달이 늦다고도 한다. 코로나때문에 마스크로 한동안 입을 가리고 살았던 탓에 아이 말에 대한 불안은 더욱 심해지기만 한다. 


베이비뉴스는 2023년 1월 첫 번째 부모4.0 맘스클래스 강연으로 장재진 언어치료사를 초빙해 '0~6세 언어 고민 상담소! 말 잘하고 똑 부러지는 아이로 키우기'를 주제로 진행했다. 장재진 언어치료사는 현재 우송대학교 언어치료청각재활학과 겸임교수이자 솔언어청각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하루 5분 언어 자극 놀이 120」, 「아이의 언어능력」등 아이 언어 발달 관련 저서를 집필했다.


이날 강연은 31일 오후 2시부터 베이비뉴스와 공무원연금공단 유튜브 채널로 라이브 송출됐으며 사전 참가신청 후 방송 중 출제된 퀴즈 정답자 총 52명에게는 푸짐한 상품을 증정했다.

◇ 말이 트이는 것도 다 '때'가 있다…너무 늦으면 전문가 개입 필요 

우선 어떤 경우를 아이 말이 늦다고 봐야할까. 때를 기다려야 할 때와 적극적 치료 개입이 필요한 때는 언제일까. 그 때는 서로 다를까, 아니면 같을까. 장재진 언어치료사는 언어치료를 결정하는 기준을 크게 세 가지로 본다. 아이의 이해언어 수준, 놀이의 수준, 상호작용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상호작용에서는 부모와 말로 소통하고 싶어 하는가, 같이 놀고 싶어하는가를 살피라고 당부한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늦고 걱정할 수준이라면 전문가를 찾아가 보라고 조언한다. 

말이 그럭저럭 트인 아이를 둔 부모도 아이 말에 대한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 말의 성장을 도모해야 할지 어렵다. 장재진 언어치료사가 제안하는 것은 4가지다. 우선 '모델링을 할 땐 +1, +2 수준으로 말하라'다. 아이가 지금 하는 말의 수준보다 한두단계 더 높여서 말하라는 것이다. 

"아이가 "버스 타, 엄마 가"라고 말했다면 엄마는 옆에서 아이가 따라하지 못하더라도 "엄마랑 버스 타자, 아빠랑 버스타자"란 식으로 말해줘야 한다. 아이 수준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말함으로써 아이가 이후에 해야 할 말의 수준을 정확히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

두 번째는 '아이가 어떤 놀이, 어떤 방법으로 노는 걸 좋아하는지 파악하기', 세 번째는 '아이의 방법이나 스타일을 존중하기'다. 장재진 언어치료사는 "아무리 비싸고 좋은 장난감을 갖다 놓고 같이 놀아도 아이가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무용지물이다.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부터 파악하라. 만일 아이가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자동차와 관련된 어휘는 풍성해지지만 다른 부분은 상대적으로 좀 부족해보일 수 있다. 소꿉놀이도 해야할 것 같고 목욕놀이도 해야할 것 같은데 자동차 놀이 외엔 안하겠다는 아이가 있다면 이런 방법을 제안해 보자. 자동차로 병원놀이와 소꿉놀이를 해보는 것이다. "타요가 배가 고프대. 맛있는 밥을 해주자" "타요가 다쳤대. 병원으로 데리고 가자"라는 식으로 다른 언어 자극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네 번째 조언은 맞벌이 가정을 위한 말이다. 상대적으로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가정의 엄마들은 "내가 회사에 다녀서 우리 애가 말이 늦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언어자극은 무조건적인 수용보단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많은 말을 들려준다고 다 효과적인 게 아니라는 조언이다. 이 외에도 장재진 언어치료사는 방송 중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아이 언어발달에 대한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전문.

◇ 언어발달의 핵심은 많은 양의 말보다 양육자-자녀 간 정확한 상호작용


- 16개월인데 수용언어가 안 느껴져서 고민이다
"16개월은 동물, 의성어, 가족 정도를 말할 줄 안다. 좀 더 잘 아는 아이는 일상 사물과 관련한 말을 할 줄 안다. 너무 어려운 단어나 관련없는 걸 이야기하면 어려워한다. 일단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이해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 옹알이할 때 같이 옹알이 해 줘야 좋은지?

"옹알이도 발달순서가 있다. 아아, 우우 같은 모음을 발성하고 그 뒤에 자음을 붙인 단어를 말한 뒤 엄마로 이어진다. 옹알이 촉진 방법은 두 가지다. 아이가 옹알이할 때 "아유 우리 애기 지금 기분이 좋구나"처럼 감정 읽어주는 거 중요하다. 또 다른 방법은 발성 촉진이다. 아이가 '아아'라고 하면 엄마도 '아아'라고 따라하는 것이다. 그럼 아이가 엄마의 '아아'를 가만히 듣고 다시 '아아'를 시도한다. 그러면 엄마와 아이가 말을 주고받는 놀이가 된다."

- 28개월 아이, '떡볶이'를 자꾸 '떡떡이'라고 한다

"발달 상 정확한 과정에 놓여있다. 28개월은 므나 브처럼 입술에서 나는 소리들이 정확해지는 시기다. 시옷이나 리을 발음은 나중에 발달한다. 이때 아이에게 '떡볶이'라고 말하라고 시켜봐야 아이는 계속해서 '떡떡이'라고 말 할 뿐이다. 잘못된 발음을 계속해서 시키는 결과만 초래한다. 아이가 "떡떡이 먹고 싶어"라고 말했다면 "떡볶이를 먹어볼까?" "떡볶이가 참 맛있지"라고 정확한 발음을 들려주는 것 정도로도 충분하다."

-우리말도 잘 못하는데 영어공부 시작해도 될지?

"예를 들어 개구리의 특성을 알면 개구리란 말을 아는 것과 동시에 'frog'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개구리가 뭔지 모르는데 'frog'에 노출되면 읽거나 듣거나 쓸수는 있어도 이해를 못한다. 하나의 언어체계가 잡힌 뒤에 다른 언어를 배우면 이해의 폭이 빠르고 습득도 빠르다. 영어유치원 다니는 아이들 중 생각보다 우리말이 늦게 트이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다문화 가정 같은 환경에서 이중언어가 동시에 노출됐을 때 두 언어 다 잘 되는 아이들이 있다. 정답은 없다. 아이 상황 보고 속도와 방향을 결정하는 게 좋다."

- 어떤 아이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말이 늘었다고 하는데, 유튜브 영상 보는 게 언어발달에 도움이 될까? 

"일상의 말에서 벗어난 언어자극, 간접체험의 면에서 봤을 땐 좋다. 그러나 영상에 길들여진 반복된 단어를 일상생활에 가져오면 상황에 맞지 않는 영상 속 말을 그대로 '붙여넣기' 하는 경우가 생긴다. 영상시청 부작용 다 아시겠지만 너무 많이 보면 뇌 기능과 집중력이 저하한다. 유튜브 봐서 말이 늘었다고 좋게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긍정적 작용만큼 부작용도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중요한 건 아이에게 TV를 틀어주고 엄마가 사라져버리지 않는 것이다. 틀어놓고 집안일을 하러 가거나 스마트폰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튜브를 보면서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주고 싶다면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 '뽀로로가 왜 넘어졌지?' '뽀로로가 넘어지는걸 봤을 때 기분은 어땠어?'처럼. 함께 본다면 미디어도 좋은 언어발달 매체로 사용할 수 있다. 단 너무 많이 보는 건 금물."

- 4개월 아이 옹알이는 잘하는데 신체발달이 좀 더딘것 같다

"아이들은 종합발달을 한다. 신체, 언어, 정서, 사회성 등 융합발달을 이뤄낸다. 신체와 언어만 떼어놓고 연관성을 보기 어렵다. 단, 언어가 느린 아이 중 신체발달이 느린 경우도 있다. 말이 많이 늦는 아이라면 신체발달을 먼저 증진시키는 게 도움이 된다. 신체가 달라지면 언어자극의 양도 달라진다."

- 생후 3개월 아기, 언어자극 위해 전집을 사려고 하는데 도움이 될까?

"언어자극의 양보다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작은 것부터 말 걸어주고 반응하는 거다. 이 시기 아이들은 책을 물고 빨고 가지고 논다. 전집보다는 아이들이 갖고 놀기에 안전한 책을 구비하는 걸 추천한다."

- 27개월 남자아이, 언어발달도 늦고 말할 때 엄마 얼굴을 잘 안봐서 걱정이다.

"아이가 관심가질 만한 것에 대해 대화하면서 그 주제 대상의 물건을 엄마 얼굴로 갖다대보라. 그게 예를 들어 사과라면 사과를 엄마 얼굴에 갖다대면 아이는 사과를 봄과 동시에 엄마 얼굴을 보게 된다. 구조적 방법이다."

- 34개월 아기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언어자극을 주려는데 부모 말을 그대로 따라한다. '밥 먹었어?' 라고 물어보면 '밥 먹었어?'라고 그대로 따라하는 식

"의문사 이해 단계에서 지극히 당연한 과정이다. 그때 좋은 방법은 대화의 모델을 부모나 형제가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가 굳이 따라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을 급하게 먹지 말고 아이에게 정확한 방법을 천천히 알려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 40개월 여아인데 말을 더듬는다

"말 더듬는건 발달적 유창성. 아이들 말 발달 과정에서 말하는 것과 인지 사이에 차이가 나게 되면 아이들의 말이 그 발달 속도를 못따라가 더듬을 수 있다. 말더듬에도 단계가 있다. 아이가 스스로 자기가 말을 더듬는다는 걸 안다면 좀 심한 상황이다. 그걸 아직 모르는 아이에게 절대 해선 안 되는 말. 너 왜 이렇게 더듬니? 더듬지 마라같은 말을 하면 절대 안 된다. 우선은 질문주신 분에 의하면 앞단어 위주로 더듬는 것 같은데 천천히 말하는 습관을 들여보라."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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